NAS 미니랩 2/4 · 네트워크 드라이브에서 파일을 열 때 생기는 일
NAS 미니랩 두 번째. 더블클릭 한 번 뒤에 PC와 NAS가 주고받는 연결·로그인·권한 확인·조각 읽기 대화를 단계별로 눌러봅니다. 로그인이 되어도 권한이 없으면 왜 거부되는지까지.

목차
옆방에 서류함이 있고, 서류가 필요할 때마다 관리인에게 쪽지를 보낸다고 해 봅시다. "저 왔어요"(연결), "제 사원증이에요"(로그인), "3번 서랍 열람 가능한가요?"(권한), "그 서류 1쪽부터 주세요"(읽기). 서류는 내 책상으로 한 묶음씩 배달됩니다.
네트워크 드라이브(SMB)의 파일 열기가 정확히 이 방식입니다. 탐색기의
Z:\photos\photo.jpg는 로컬 파일처럼 보이지만, 더블클릭하는 순간 PC와 NAS
사이에 요청·응답 메시지가 연달아 오갑니다.
더블클릭 뒤의 대화
- 연결 — 포트 445로 TCP 연결부터 맺습니다. 이 단계는 TCP 핸드셰이크 랩에서 본 그 세 번의 인사 위에서 일어납니다.
- 로그인(인증) — 계정을 증명하면 NAS가 세션을 열어 줍니다.
- 공유·파일 열기(인가) — 공유 폴더 접근 권한을 확인받고, 파일을 열면 번호표(핸들)를 받습니다.
- 조각으로 읽기 — 파일은 한 번에 오지 않습니다. 요청·응답을 오가며 조각으로 받아서, 앱이 모아 띄웁니다.
큰 파일이나 사진 수백 장이 든 폴더가 버벅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— 왕복이 쌓이는 만큼 느려집니다.
로그인과 권한은 별개입니다
같은 계정으로 로그인에 성공해도, 권한 목록에 없는 공유 폴더는 연결 단계에서 ACCESS_DENIED로 잘립니다. 이때 파일 내용은 한 바이트도 PC로 오지 않습니다. 권한은 파일이 있는 쪽(NAS)이 지키는 것이라, PC 쪽 설정으로는 뚫을 수 없습니다. 공유 폴더 권한 관리를 NAS에서 계정별로 하는 이유입니다.
1편 RAID 랩이 "NAS 안에서 파일이 어떻게 살아남는가"였다면, 이번 편은 "그 파일이 내 PC까지 어떻게 오는가"입니다. RAID로도 못 막는 재해에서 살아남는 법은 3편 백업 3-2-1 랩에서 다룹니다.
큰 파일 하나보다 작은 파일 1,000개가 느립니다
"왕복이 쌓이는 만큼 느려진다"를 숫자로 보면 왜 그런지 분명해집니다.
파일 하나를 열려면 앞의 4단계 중 최소 몇 번의 요청·응답이 오갑니다. NAS까지 왕복이 1ms라고 해봅시다.
- 10GB 영화 한 편 — 여는 절차는 한 번뿐이고, 그다음은 큰 조각을 연달아 받습니다. 회선 속도가 그대로 나옵니다.
- 1MB 사진 1,000장 — 여는 절차를 1,000번 반복합니다. 왕복만 모아도 수 초가 그냥 사라집니다. 정작 데이터 양은 1GB밖에 안 되는데도요.
용량이 아니라 파일 개수가 체감 속도를 정하는 것입니다. 같은 폴더를 로컬 디스크에 복사할 때는 별로 티가 안 나던 차이가, 네트워크를 건너는 순간 크게 벌어집니다.
이 사실을 알면 대처도 단순해집니다. 사진 폴더를 통째로 옮길 때는 압축해서 파일 하나로 만든 뒤 보내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. 왕복 횟수를 1,000번에서 한 번으로 줄이는 셈이니까요. 다만 이미 압축된 사진·영상은 파일 크기가 거의 줄지 않고 압축·해제 시간도 들기 때문에, 이 방법의 이점은 용량 감소보다 파일 열기 왕복 감소에 있습니다. 탐색기에서 사진 폴더를 열 때 썸네일이 느리게 뜨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.
회선을 늘려도 안 빨라질 때
기가비트 회선을 10기가로 바꿨는데 체감이 그대로인 경우가 있습니다. 위 계산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. 왕복 대기 시간은 회선 속도를 올려도 줄지 않습니다.
회선 속도가 결정하는 것은 "한 번에 얼마나 많이 보내느냐"이고, 왕복 시간이 결정하는 것은 "한 번 물어보고 답을 듣는 데 얼마나 걸리느냐"입니다. 작은 파일이 많은 작업은 후자에 묶여 있어서, 앞의 숫자를 키워도 달라지지 않습니다.
데모에서 해볼 일
- 파일 열기에서 더블클릭을 누르고, 연결 → 로그인 → 권한 → 핸들 → 조각 읽기 순서로 메시지가 쌓이는 것을 봅니다.
- 데이터 조각이 도착할 때마다 오른쪽 파일 조립 칸이 채워지는 것을 확인합니다.
- 권한 없는 폴더로 바꿔, 로그인은 성공하는데 공유 연결에서 거부되는 순간을 봅니다.
요약 세 가지
- 네트워크 드라이브의 파일 열기는 로컬처럼 보여도 요청·응답의 연속입니다.
- 서버는 단계마다 확인합니다 — 로그인(인증)과 권한(인가)은 별개입니다.
- 파일은 조각으로 나눠 받으므로, 왕복이 쌓이는 만큼 느려집니다.
참고
데모는 SMB의 흐름을 원리 위주로 줄인 것으로, 실제로는 버전 협상과 서명·암호화, 잠금·캐시(oplock/lease) 같은 단계가 더 있습니다. 맥의 파인더와 스마트폰 파일 앱도 SMB를 지원하지만, NAS와 앱 설정에 따라 NFS·WebDAV나 제조사 전용 프로토콜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. 이 글의 단계는 SMB 공유를 고른 경우의 흐름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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